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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의 오래된 주택 지분을 6,010만 원에 낙찰받았습니다. 11분의 2, 즉 지분 일부만 경매로 나온 물건이었습니다. 솔직히 처음 낙찰 통보를 받았을 때는 꽤 짜릿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소송을 진행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장벽들과 부딪혔고, 그걸 하나씩 넘어온 과정이 지금 돌아보면 공부가 많이 됐습니다.

낙찰 배경 — 낡았다는 건 새로워질 수밖에 없다는 뜻
여덟 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낙찰받은 날, 법원 문을 나서는데 함께 입찰했던 공인중개사 몇 분이 "너무 잘 받았다"며 부러워하셨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그 반응이 오히려 확신을 줬습니다. 남들이 아쉬워하는 가격이라면 싸게 받은 것이 맞습니다.
이 물건은 지분 경매(공유 지분의 일부만 경매로 진행되는 방식)로 나왔습니다. 여기서 지분 경매란, 하나의 부동산을 여러 명이 공동 소유하고 있을 때 그중 한 명의 지분만 별도로 경매에 나오는 것을 뜻합니다. 공유자가 여러 명이다 보니 일반 매매보다 복잡하지만, 그만큼 경쟁이 줄고 시세보다 낮게 낙찰받을 여지가 생깁니다.
물건지는 빨간 벽돌로 지어진 2층 주택으로, 방 두 개에 거실과 주방이 있는 낡은 구조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오래된 주택은 리스크가 크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좋은 입지에 낡은 건물이라면 오히려 기회입니다. 낡았다는 건 새로워질 것밖에 없다는 뜻이고, 그 과정에서 시세 차익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당시 낙찰 시점에는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미 주변 노후도가 높고 개발 논의가 진행 중인 곳이었습니다. 안양종합운동장 동측 일원에 대한 정비계획 수립이 거론되고 있었고, 입지를 직접 걸어다니며 확인했을 때 전체적인 노후 밀도가 상당했습니다. 재개발 구역 지정은 시간문제라고 판단했고, 그 판단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2022년 6월 30일 정비구역 지정이 고시됐고, 같은 해 8월 18일에는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까지 이루어졌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도시정비정보시스템).
- 낙찰일: 2021년 1월 5일 / 낙찰가: 6,010만 원 (11분의 2 지분)
- 정비구역 지정 고시: 2022년 6월 30일
-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 2022년 8월 18일
- 계획 세대 수: 약 1,662세대
- 예정 교통 호재: 월곶판교선 안양종합운동장역 (2028년 개통 목표)
공유물 분할 — 변호사를 상대로 직접 판례를 찾아 이겼습니다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 저는 두 가지 소송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첫째는 공유물 분할 청구 소송, 둘째는 부당이득 청구 소송입니다.
공유물 분할 청구 소송이란, 공유자들이 협의로 재산을 나눌 수 없을 때 법원에 강제로 분할해달라고 요청하는 소송입니다. 쉽게 말해 "우리 같이 쓰기 어려우니 팔아서 돈으로 나눠주세요"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것입니다. 부당이득 청구 소송은 제 지분만큼 사용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임료를 청구하는 것으로, 공유자가 해당 주택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함께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소송 과정에서 예상 밖의 상황이 생겼습니다. 공유자 중 한 명이 행방불명이었습니다. 주소 보정을 통해 초본을 발급받았더니 실제로 "행방불명"으로 기재되어 있었고, 다른 공유자분도 생사를 모른다고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 소송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공시송달(법원이 송달 사실을 공고해 받은 것으로 간주하는 절차)을 통해 소송 진행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공시송달이란, 상대방의 주소를 알 수 없을 때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에 공고함으로써 정상적으로 서류를 전달한 것으로 처리하는 제도입니다.
상대방은 변호사를 선임했습니다. 저는 이 상황을 오히려 긍정적인 신호로 읽었습니다. 변호사를 고용한다는 건 이 물건에 관심이 있다는 뜻이고, 공유자는 제 말보다 자기가 고용한 변호사 말을 더 잘 듣기 때문에 협상 창구가 생긴 것이기도 합니다.
피고 측 변호사는 두 가지를 주장했습니다. 하나는 상속 재산 분할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유물 분할 청구를 하는 것은 민법 제268조상 적법하지 않다는 것, 다른 하나는 제가 이전에 동일한 소를 제기했다가 취하한 사실을 문제 삼은 것이었습니다. 저는 대법원 판례를 직접 찾아 반박했습니다. 상속 재산을 구성하던 재산이 경매 등으로 처분된 경우에는 상속 재산 분할의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이미 경매로 처분된 지분이 포함된 이 사건은 공유물 분할 청구 소송이 가능하다는 논리였습니다(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제268조). 소취하 문제에 대해서도, 판결을 받지 않은 이상 소는 언제든 취하하고 다시 제기할 수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판사는 변론기일에서 피고 측 변호사의 주장을 듣고 그 자리에서 "이게 왜 안 돼요?"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23년 9월 8일, 제가 이겼습니다. 판결 내용은 해당 부동산을 경매에 붙여 공유 지분 비율로 배분하고, 각 지분 비율에 해당하는 임료를 지급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재개발 전망 — 행방불명 공유자 문제, 그래도 출구는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행방불명된 공유자만 없었더라면 지분 전체를 인수해 일반 매매로 팔거나, 재개발 입주권을 받을 때까지 보유하는 두 가지 선택지가 모두 열려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행방불명자가 포함된 이상 일반 매매로 매각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전체 소유자의 동의가 필요한데, 그 동의를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해결책은 세 가지 방향으로 정리됩니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나머지 공유자들이 제 지분을 인수하는 것입니다. 저는 9,000만 원 선이라면 매도할 의향이 있고, 현재도 협의 중입니다. 두 번째는 행방불명된 공유자가 실종 처리되는 것입니다. 실종 신고 후 일정 기간(민법상 5년, 특별실종의 경우 1년)이 지나면 법원의 실종 선고를 통해 해당 지분이 나머지 상속인들에게 흡수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실종 선고란, 행방불명된 사람을 법적으로 사망한 것으로 간주해 그 재산관계를 정리하는 제도입니다. 세 번째는 판결대로 전체를 경매로 넘기는 것입니다. 재개발 구역 지정이 된 곳이기 때문에 경매로 나가더라도 높은 가격에 낙찰될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제 지분만큼의 배당을 받게 됩니다.
월곶판교선은 2028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판교를 관통하는 노선인 만큼 수요가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GTX에만 관심이 쏠리는 경향이 있지만, 월곶판교선이나 신안산선 같은 노선의 파급력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안양종합운동장역이 생기면 현재 도보 접근이 어렵다는 단점이 완전히 해소되고, 재개발 완료와 역세권이라는 두 가지 호재가 겹치게 됩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법률 전문 자격이 없어도 판례를 직접 찾고 소장을 작성해 전문가와 대등하게 싸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소송이 그걸 직접 증명해줬습니다. 물론 어렵고 시간이 걸리지만, 경매 투자를 하면서 법률 지식을 쌓아두는 것은 단순한 부가 스킬이 아니라 실전에서 결정적인 무기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분 경매는 일반 경매보다 위험한가요?
A. 일반적으로 지분 경매는 복잡하다는 이유로 꺼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공유자 구성에 따라 변수가 많고, 이번처럼 행방불명 공유자가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그 복잡함 덕분에 경쟁자가 줄고 시세보다 낮게 낙찰받을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기회가 됩니다. 리스크를 이해하고 대응책을 미리 갖춰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Q. 공유자 중 행방불명자가 있으면 소송이 불가능한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공시송달 제도를 통해 소송 진행이 가능합니다. 공시송달이란 상대방의 주소를 알 수 없을 때 법원이 공고를 통해 서류를 전달한 것으로 처리하는 절차로, 법원에서 이를 인정해주기 때문에 재판 자체는 정상적으로 진행됩니다. 다만 일반 매매로 전체를 팔기는 어렵다는 제약이 생깁니다.
Q. 상대방이 변호사를 선임하면 불리한 것 아닌가요?
A. 오히려 반대로 생각하는 편이 맞습니다. 상대방이 변호사를 쓴다는 건 이 물건에 관심이 있다는 신호입니다. 공유자는 제 말보다 자신이 고용한 변호사의 말을 더 잘 따르기 때문에, 변호사와 협의 채널이 열리면 협상이 오히려 수월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소송에서도 그 구조를 그대로 확인했습니다.
Q. 소를 취하했다가 다시 제기하면 문제가 되나요?
A. 판결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의 소취하는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이후 동일한 내용으로 다시 소를 제기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번 소송에서 피고 측이 이 점을 문제 삼았지만,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취하했더라도 재소 제기 자체는 적법합니다.
Q. 재개발 구역 지정 전에 투자하는 게 맞나요, 후에 하는 게 맞나요?
A. 구역 지정 전에 들어가면 가격이 낮지만 불확실성이 크고, 지정 후에는 확실하지만 이미 가격이 올라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처럼 지정 가능성이 높은 곳을 직접 발로 확인하고 선제적으로 낙찰받는 방식이 수익률 면에서 유리합니다. 다만 입지 분석과 사업 추진 가능성에 대한 사전 검토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결론
이번 물건은 낙찰부터 판결까지 약 2년 반이 걸렸습니다. 행방불명 공유자라는 예상 밖의 변수가 끼어들었고, 전문 변호사의 논리를 직접 반박해야 하는 상황도 생겼습니다. 솔직히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을 통해 공시송달, 공유물 분할 청구, 실종 선고, 부당이득 청구까지 실전으로 다 다뤄봤습니다.
좋은 물건이라도 공유자 구성에 따라 최선의 방법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막히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는 길을 찾는 과정이 생기는 겁니다. 현재 공유자들과 협의 중이고, 협의가 마무리되면 결과를 다시 공유할 예정입니다. 경매 투자를 생각 중이라면, 지분 물건을 처음부터 피하기보다는 공유자 구성과 개발 호재를 함께 분석하는 시각을 갖추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0VkyZhRcgi8&list=PLG-M8Ml9LY9M&index=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