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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처음에 이 물건을 보고 망설였습니다. 감정가 1,800만 원짜리 임야가 620만 원까지 떨어졌는데, 맹지에 분묘까지 있다는 유의사항이 붙어 있었거든요. 누가 봐도 피해야 할 물건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그 지점에서 기회를 봤고, 710만 원에 낙찰받아 최종 1,050만 원에 매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맹지라도 필요한 사람이 있다는 원칙 하나가 이 거래를 만들었습니다.

맹지 임야를 입찰한 이유
충남 공주시 우성면에 있는 임야였습니다. 212평 규모의 토지 지분 매각 물건으로, 감정평가는 2019년 9월에 이루어졌고 이후 여러 차례 유찰되며 최저가가 620만 원까지 내려온 상태였습니다.
매각물건명세서를 펼쳐보니 두 가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나는 맹지라는 점, 다른 하나는 분묘기지권 성립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유의사항이었습니다. 여기서 분묘기지권이란, 타인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사람이 그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묘지가 있으면 땅 주인이 마음대로 철거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부분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해석했습니다. 아무 데나 묘를 쓰지 않잖아요. 위성 사진으로 확인해보니 묘지 관리가 잘 되어 있었고, 일조량도 좋았습니다. 명당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현장에 직접 내려가서 확인해보니 과일나무들도 심어져 있었고, 잡목을 정리하면 충분히 활용 가능한 토지였습니다.
맹지는 도로에 접하지 않는 토지를 말합니다. 여기서 맹지란 독자적으로 진입로를 확보하지 못해 원칙적으로 건축 허가가 나지 않는 땅입니다. 시세가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저는 맹지라도 반드시 그 땅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고 봤습니다. 이 물건의 경우 공유자들이 묘지를 관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협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상대방이 이 토지를 매수할 수 있는지 여부를 미리 파악해두는 것, 이게 지분 경매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권리 분석은 토지가 건물보다 훨씬 단순합니다. 임차인 대항력 같은 변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물건도 소멸되지 않는 등기부 권리는 해당사항이 없었고, 실질적인 리스크는 분묘 문제와 공유자 우선매수권 행사 가능성 정도였습니다. 공유자 우선매수권이란, 공유지분이 경매로 나왔을 때 기존 공유자가 최고가 낙찰자와 동일한 금액으로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 감정가 1,800만 원 → 최저입찰가 620만 원까지 하락 (약 3분의 1 수준)
- 매각물건명세서에 분묘기지권 성립 여부 불분명 명시 — 리스크이자 단서
- 맹지이지만 공유자가 묘지를 관리 중 — 협의 매도 가능성 존재
- 지방 토지는 1~2년 전 감정가도 현재 시세와 큰 차이 없음
공유물분할 청구의 현실
입찰 당일 저는 직접 법원에 가지 못했습니다. 함께 투자하는 분이 대리로 내려가 주셨는데, 4인 중 1등으로 낙찰이 됐고 2등과의 차이는 단 20만 원이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제가 650만 원 선을 썼다면 2등도 못 했을 상황이었습니다. 제가 느낀 것은 단 한 가지, 입찰가는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낙찰 후 공유자들에게 그린우편을 보냈습니다. 그린우편이란 내용증명과 달리 수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등기우편 방식으로, 협의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입니다. 6명에게 발송했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었습니다.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지만,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습니다.
2021년 초에 공유물분할 청구 소장을 접수했습니다. 공유물분할 청구란, 공유 토지를 분할하거나 경매를 통해 매각하도록 법원에 요청하는 소송입니다. 여기서 제가 실수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낙찰되고 소유권이 이전된 직후 바로 진행해버렸는데, 그 사이 다른 공유자의 지분이 별도로 경매에 넘어가 제3자가 750만 원에 낙찰받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소유권 변경 여부를 충분히 확인한 뒤 소송을 개시했어야 했는데, 너무 서두른 것이 아쉬운 판단이었습니다.
소장을 접수한 후에도 난관이 있었습니다. 주소불명, 폐문부재 등의 사유로 여러 공유자에게 소장이 반송됐습니다. 공시송달이나 보정 과정을 거쳐 결국 모든 공유자에게 소장이 도달됐고, 변론기일이 잡혔습니다. 재판 당일 피고인 공유자들은 단 한 명도 출석하지 않았고, 원고 승소로 재판이 마무리됐습니다.
제가 직접 공주지원까지 내려간 이유가 있습니다. 법정 경험이 없는 분들은 판사 앞에 서면 형사재판도 아닌데 얼어버립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머릿속이 뒤엉켜서 제대로 전달하지 못합니다. 실전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본 사람이 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제가 직접 참석했습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268조 공유물의 분할청구
협상 전략
소송이 진행되는 사이에 제3자가 141평을 750만 원에 낙찰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변수였지만, 저는 오히려 여기서 기회를 봤습니다. 새로운 낙찰자에게 우편을 보냈고, 며칠 후 연락이 왔습니다.
상대방도 경매를 통해 지분을 취득한 사람이었습니다. 이 부분이 협상 전략을 결정짓는 핵심이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경우에는 감정가를 그대로 제시하면 협상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낙찰가와 감정가를 모두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감정가 1,800만 원보다 훨씬 낮은 1,300만 원을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의 반응이 흥미로웠습니다. 자신이 평당 얼마에 낙찰받았는지를 역산해서 212평에 곱한 뒤, 그 금액보다도 낮은 1,050만 원을 제안해왔습니다.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수익이 줄었지만, 저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협상을 질질 끌다가 결렬되는 것보다 확실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습니다.
합의 후 소 취하를 하고 공주 인근 법무사 사무소에서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710만 원에 낙찰받아 1,050만 원에 매도했으니 단순 차익은 340만 원입니다. 취득 관련 비용과 소송 비용 등을 감안해도 수익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거래에서 제가 얻은 교훈은 명확합니다. 상대방의 지식 수준과 정보력에 따라 협상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대가 경매를 모르는 일반인이라면 접근 방식이 다르고, 경매를 아는 투자자라면 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감정가를 기준으로 협상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상대방의 배경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공시지가 대비 거래가격 비율은 지역과 용도별로 큰 차이를 보입니다. 맹지나 임야는 공시지가보다 낮게 거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감정가를 기준으로 협상하는 것은 지방 토지에서는 현실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출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협상 전략협상 전략협상 전략
자주 묻는 질문
Q. 맹지 임야는 경매로 낙찰받아도 팔 수가 없는 거 아닌가요?
A. 맹지는 독자적인 진입로가 없어 건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반 매수자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같은 토지의 공유자나 인접 토지 소유자처럼 반드시 그 땅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협의 매도가 가능합니다. 이번 사례처럼 묘지가 있는 경우 공유자들이 관리 목적으로 매수 의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매수할 여력과 필요가 있는지를 입찰 전에 먼저 파악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공유물분할 청구 소송은 어렵지 않나요? 일반인도 할 수 있나요?
A. 공유물분할 청구는 민사소송의 일종으로, 소장 양식이나 작성 방법은 관련 카페나 커뮤니티에서 참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소장 작성보다 어려운 것은 변론기일에 직접 법정에 서는 경험입니다. 처음 법정에 서면 예상보다 긴장되어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 소송이라면 경험자와 함께 참석하거나 법무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Q. 지분 경매에서 공유자 우선매수권이 행사되면 어떻게 되나요?
A. 공유자 우선매수권이란 기존 공유자가 낙찰자와 동일한 금액으로 지분을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행사되면 낙찰자가 아닌 공유자가 취득하게 됩니다. 이 경우 입찰자는 보증금을 돌려받고 물건을 취득하지 못하게 됩니다. 공유자 우선매수권 행사 가능성이 있는 물건은 매각물건명세서에 명시되므로 반드시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Q. 분묘기지권이 있는 토지는 경매 후 묘지를 이전시킬 수 있나요?
A. 분묘기지권이 성립된 경우 토지 소유자라도 일방적으로 묘를 이전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분묘기지권 성립 여부는 설치 시점과 경위에 따라 달라지므로, 성립 여부가 불분명한 물건은 법원 감정 서류와 현장 확인을 통해 추가로 파악해야 합니다. 이번 사례에서는 오히려 분묘가 잘 관리되고 있다는 점이 공유자와의 협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결론
맹지에 분묘까지 있는 임야 지분 물건. 처음 보면 피해야 할 물건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 안에서 협의 가능성을 읽었고, 실제로 수익을 냈습니다. 물론 소송을 너무 서두른 탓에 다른 공유자의 지분이 제3자에게 넘어가는 변수가 생겼고, 그 부분은 지금도 아쉬운 판단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분 경매에서 수익을 내는 구조는 단순합니다. 싸게 낙찰받고, 그 땅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 협상하는 것입니다. 다만 협상 전략은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경매를 아는 사람이라면 감정가로 접근하는 것은 처음부터 결렬을 각오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낙찰 경험이 쌓일수록 이 감각이 정교해집니다. 이론으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부분입니다. 관심이 있다면 작은 물건이라도 직접 입찰해보는 것을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Z7PJB5-PoXA&list=PLG-M8Ml9LY9M&index=17